- syordan6
- 1월 13일
- 3분 분량
2베이 구축 아파트 현관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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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베이 구조의 구축 아파트를 마주할 때마다 늘 같은 지점에서 고민이 시작된다.
현관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가 아니라, 이 집에서 현관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 게 자연스러운지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의 아파트들은 대부분 통로형 현관을 기본으로 한다.
현관문을 열면 좌우가 가구와 벽으로 막혀 있고, 정해진 동선을 따라 안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외부와 내부가 명확히 구분되고, 집에 들어오기 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완충 공간이 생긴다. 이 구조 안에서는 신발장도, 수납도, 벽도 모두 제자리를 찾는다.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베이 구축 아파트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거실이 바로 보이도록 만들어진 구조이고, 빛과 시선이 막힘없이 안쪽으로 흐른다. 이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의 주거 방식과 공간 활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그래서 이 구조를 요즘 아파트의 기준으로 고쳐 쓰려 하면, 어딘가 어색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집에서 현관을 새로 만들겠다는 생각, 다시 말해 인위적으로 현관실을 만들어 분리하려는 선택은 원래 열려 있던 흐름을 거꾸로 거스르는 일이 된다. 없던 경계를 세우고, 막지 않아도 될 시선을 굳이 차단하면서 현관은 애매해지고 거실은 이전보다 좁아 보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구조를 바꾸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쪽이 더 솔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왔다. 현관을 새로 정의하려 하기보다는, 이미 주어진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 말이다.
이 생각은 예전 안양 평촌 아파트에서 여러 차례 디자인 작업을 하며 더욱 분명해졌다. 그리고 이번 고양 후곡마을 아파트인테리어에서도 같은 고민 앞에 다시 서게 되었다.
[ 착공전 ]



2베이 구조의 현관에서 흔히 선택되는 방법은 비교적 명확하다. 신발장과 벽을 이용해 현관을 하나의 박스처럼 만들고, 거실과 분리하는 방식이다. 기능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신발은 깔끔하게 정리되고, 시선도 어느 정도 차단된다.
하지만 거실에서 바라봤을 때의 풍경은 늘 마음에 걸렸다. 시야를 가로막는 덩어리 하나가 공간의 중심에 놓이면서 거실은 실제보다 좁아 보이고, 입구방처럼 어정쩡한 공간이 생긴다. 계단처럼 튀어나온 면들은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공간의 흐름을 끊어버린다. 나는 그 장면이 집 전체의 인상을 무겁게 만든다고 느꼈다. 그래서 후곡마을 아파트에서는 현관을 따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현관의 존재를 강조하기보다, 거실 쪽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드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하면 공간은 나뉘기보다 이어지고, 거실은 훨씬 넓게 느껴진다.
[ 철거 ]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고민이 되었던 건 신발장이었다.
현관을 흐릿하게 만들고 싶어도, 신발장은 필연적으로 덩어리가 된다. 그래서 이번 집에서는 신발장을 과감하게 작게 만들었다. 수납의 편리함보다 공간이 주는 여유를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자주 신는 신발만 현관에 있으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선택은 신발장을 바닥에서 띄우는 것이었다.
신발장이 바닥에 닿아 있으면 시선은 그 지점에서 멈추고, 공간 역시 막혀 보인다. 반대로 하부를 띄워주면 바닥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현관은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공간의 인상을 바꾸는 데에는 충분한 역할을 한다.
[ 시공 ]




다음으로 오래 고민했던 부분은 바닥 마감이었다. 현관을 거실처럼 느끼게 하려면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야 경계가 흐려지고 공간이 하나로 읽힌다. 하지만 클라이언트께서는 원목마루를 선호하셔서 거실과 현관을 연계성에 대해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마루를 기억자 형태로 꺾어 현관까지 끌고 오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그것은 좋은 해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재료를 억지로 이어 붙이는 순간, 공간은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진다. 그래서 거실로 올라오는 타일을 직각으로 끊지 않고, 사선으로 이어 올리는 방식으로 거실과의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었다.
[ 완성 ]





사선으로 이어진 바닥은 현관과 거실 사이에 굳이 선을 긋지 않는다. 어디까지가 현관이고 어디부터가 거실인지 명확히 나누지 않아도, 공간은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진다. 구조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불필요한 긴장이 사라진다.
2베이 구축 아파트에서의 현관 디자인은 무언가를 더하는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덜어내고, 이미 주어진 구조를 존중하는 과정에 가깝다. 가림보다 연결을 선택하고, 분리보다 흐름을 믿는 것. 후곡마을 아파트의 현관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집 전체를 더 넓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으로.
[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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