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yordan6
- 1월 13일
- 2분 분량
걸래받이의 재료(PVC&MDF) 이야기


공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벽과 바닥이 만나는 지점을 계속 보게 된다. 위쪽 마감이 아무리 잘 나와도, 시간이 지나 문제가 생기는 곳은 늘 아래쪽이고, 그 중심에 걸레받이가 있다. 그래서 나는 걸레받이를 마지막에 고르는 요소로 두지 않는다. 벽 마감과 바닥 마감을 어떻게 가져갈지 정할 때부터 같이 생각한다.
걸레받이를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디자인이 아니라 재료다. 특히 수축과 변형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가 중요하다. MDF 위에 래핑된 걸레받이는 처음 시공했을 때는 깔끔하다. 도배와 마루가 만나는 선도 반듯하고, 별문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습기를 먹고 미세하게 불어터지거나, 계절 변화에 따라 줄어들면서 마루와 맞닿은 실리콘이 떨어지고, 그 영향이 위쪽 도배 마감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겉으로는 도배나 마루 문제처럼 보이지만, 원인을 따라가 보면 걸레받이 재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나는 자연스럽게 PVC걸래받이와 몰딩을 사용한다. PVC는 습기에 덜 민감하고, 방수성과 내수성이 뛰어나다. 그리고, 계절 변화에 따른 수축이 상대적으로 적다. 수치로 설명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몇 번 겪어보면 바로 체감이 된다.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처음 잡아놓은 마감선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크다.
나는 래핑된 걸레받이를 쓰지 않고, 순PVC 걸레받이를 먼저 취부한 뒤 전체를 필름으로 마감한다. 이 방식은 손이 더 가지만 결과가 다르다. 래핑된 제품을 시공한 것처럼 타카 자국이 남지 않고, 제품을 이어 붙이면서 생기는 이음새도 없다. 걸레받이가 따로 붙어 있는 느낌이 아니라, 벽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공정 순서는 업체마다 사람마다 다르고, 장단점도 분명히 있다. 나의 경우에는 목공 작업 단계에서 걸레받이를 미리 붙여 벽 기준을 먼저 잡고, 그 상태에서 필름 작업을 진행해 벽과 걸레받이를 하나의 면처럼 래핑한다. 이후 도배가 들어와 반듯하게 붙여진 걸레받이 상단까지 마감을 정리하고, 마루는 가장 마지막에 시공한다. 이렇게 하면 마루가 찍힐 위험도 없어 공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는데, 단점이라면 마루시공시 무몰딩처럼 걸래받이 앞에 반듯하게 재단되어 시공해서 마루의 찍힘리스크는 없지만 마루시공단가가 다소 올라간다.
걸레받이는 눈에 잘 띄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가장 먼저 변화를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이 작은 마감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지금 당장 깔끔해 보이는 것보다, 몇 년이 지나도 처음 모습 그대로 유지되는 쪽을 선택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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