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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한화포레나@ 35py

23년 8월 제주도에서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을 쯤 김포행 비행기 의자에 몸을 기댔다. 인천연수구의 한화포레나아파트 실측일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루만에 제주도로 돌아와야하는 무리한 일정이긴 했지만 신축아파트 특성상 세대방문일정이 정해져 있었고 제주도공사일정으로 인해 어쩔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클라이언트를 생각하면 마음만은 가벼웠고, 설레기도 했다. 그리고, 뭔가 괜히 엄청 바쁜사람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 또한 기분이 좋았다.

기억이..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파트 주차장 진입로 멀리서 "대표니임~~~"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해당현장은 신축아파트의 마이너스옵션 세대엿고, 약 2년전에 미팅을 하고, 1년전에 유선상으로 공사가계약을 해서, 지금 2년만에 만났던 것이다. 나는 죄송한 마음에 정중히 내외분께 인사드렸다. 정말 감사하게도 시원한 아메리카노도 주셔서 삼엄했던 경비단들과 방문객들에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현장은 큰 특이사항이 없는 마이너스옵션에 걸맞는 셋업이 되어있었다. 레이아웃을 재구성을 하려면 어차피 절반이상은 철거해야해서 현재 마감수준은 중요하지는 않았다. 나는 약 1시간정도 이방저방을 드나들며 실측을 꼼꼼히 하고, 내력벽과 비내력벽을 체크하고 다녔다.

특이한 공간이었다. 아파트이지만 아파트 같지않은 그런 느낌이었다. 기존에 마련되어져 있는 공간에는 씽크가구와 냉장고를 도저히 넣을 수 없었다. 거실이 온통 주방이 될것만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나는 꽤 여러가지 안을 제안을 드렸지만 일이 커지는 방향은 원하지는 않으셨다. 그래서 씽크대만은 기존에 마련되어 있는 위치에 놓고 냉장고는 알파룸을 약간 수정하여 공간을 확보한 후 그 곳에 위치해두었다.

설계를 진행하다보니 거실욕실로 이어지는 복도의 '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욕실문과 그 왼쪽에 있는 방(드레스룸)의 문의 닫혀져 있으면 고시원이 연상되었다. 이 공간은 뭔가 다른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나는 주방벽과 중간방(아이방)의 벽을 하나의 덩어리로 잡고, 드레스룸을 거실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아이방과 드레스룸의 칸막이는 내력벽이 아니였고, 경량철골이어서 인방을 없애고, 전체 포켓슬라이딩도어로 계획하였다. 드레스룸의 도어가 닫혀져 있어도 욕실 벽면과 같은 색채이고, 아이방의 벽(필름벽)보다 셋백이 되어 있어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드레스룸의 도어가 오른쪽으로 완전히 열리게 되면 드레스룸이 거실에 편입되는 느낌이 되어 거실쪽에서 욕실쪽으로 진입시 느끼게 되는 답답함을 한결 덜어주게 되었다.

거실욕실은 내가 자주 쓰는 레이아웃으로 계획하였는데 욕실의 문을 열면 정면으로 보이는 변기는 그대로 위치하고, 그 오른편에 칸막이를 설치하여 샤워실과 세면대를 하나의 공간속에 배치하여 양변기까지는 건식, 세면대공간부터는 습식으로 사용가능하게 계획하였다. 이 레이아웃의 장점은 거실에서 양변기까지는 같은 레벨로 되어있기 때문에 맨발로 진입이 가능하며, 양변기의 둘레가 막혀 있어서 기존의 형식보다는 훨씬 안정감을 느낄 수가 있다. 양변기에서 타일파티션을 지나면 습식으로 사용가능한 공간이 나오는데 제일먼저 만나는 것이 세면대이다. 세면대 좌측으로는 샤워공간이 나오는데 세면실과 샤워실은 하나의 젠다이로 구성하였고 그 위로는 거울을 매립해 미니멀한 느낌을 주었다.

클라이언트께서는 집에서 업무를 많이 본다고 하셨는데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데스크가 거실이 아닌 방에 있는걸 원하셨다. 드레스룸과 안방중 고민하는 시간이 좀 필요했는데, 드레스룸은 손님이 오시게 되면 업무를 볼 수 없게 되어 안방 위치하게 되었다. 기존안방에는 드레스룸 용도로 사용하게 만든 칸막이가 있었는데 그 벽을 철거하여 데스크겸 베드월로 계획하였다. 그 당시 촬영시점에는 침대가 오지 않아 약간 쌩뚱맞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앞에는 침대가 놓일 예정이라 생각하면 될 것같다.

안방의 욕실은 좀 특이했다. 세면대의 배관이 아예 욕실밖으로 나와 있었고, 욕실내부는 샤워실과 양변기공간이 전부였다. 안방으로 나와있는 세면대시설은 데스크에서 바라보았을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원활히 호흡가능한 형상이여만 했다. 그리고, 물을쓰는 공간이기때문에 방수가 되는 재료를 써야만 했다. 세면대공간의 베이스재료는 타일을 사용하고 그 위에 도장마감을 하였는데 이 벽와 이어지는 벽체는 모두 베네치안스타코 도장마감을 하였다. 그 아래에는 타일 세면대를 걸고, 타일세면대 아래로는 우드텍스처도어를 써서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안방의 욕실은 양변기의 좌측으로 조적을 쌓아서 공간확보 후 타일매립선반을 만들어 좁은 공간 속에서의 답답함을 덜어주고, 시각적 재미와 실용성을 챙겼다.

 나도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인 딸아이방은 유독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드레스룸과 아이방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옷수납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데스크공간 확보와 답답하지 않을 최소면적을 좀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클라이언트께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셔서 드레스룸과 아이방의 칸막이를 계단식으로 구성하여 드레스룸의 일부를 양보해 그 자리에 책상을 매립하여 아이방의 공간확보를 하였다. 아이방의 데스크는 예전 독서실시공경험을 되살려 최적의 선반의 높이와 깊이, 수납장의 높이를 설정하였다.

'숟가락은 닳을지언정 색이 변하지 않는다.'

건강하고, 튼튼한 지속가능한 장수인테리어를 위한 빌드업은 이 현장에서도 계속되었다. 석고를 3미리씩 띄워 한땀한땀 피스시공하며 내구성이 필요한 부위에는 마그네슘보드와 CRC보드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였다. 아직도 마그네슘보드를 다루는 업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도장마감을 하거나, 습한 환경에 있다면 마그네슘보드는 필수라는 생각이 쓰면 쓸수록 확신이 들고 있다. 다른 재료일때도 그렇지만 같은 재료가 서로 만날때에도 그 사이 틈을 주어 자재 하나하나가 숨쉴 공간을 줘야 한다. 왜냐면 모든 구조체는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는 화장실에도 이름만 방수인 방수석고보드를 쓰지 않는다. 욕실은 방수이기 이전에 내수성 먼저이다. 방수는 물에 젖지 않는걸 예기하고, 내수는 물에는 젖지만 형태 및 성질의 변화가 없는 것을 말한다. 즉 물에 견디는 성질이다. 마그네슘보드는 내수성을 가지고 있는 건식 공법의 재료이다. 그리고 변형가능성이 있는 부위에는 각파이프를 사용해 강성을 상승시켰고, 손이 많이 타는 부위에는 알루미늄각대를 사용해 구조적 안정감을 주었다.



[현관]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턱에서 10미리 셋백하여 덩어리를 분리하여 실내와 실외를 좀더 명확히 구분지어 주는 효과가 있어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도장마감의 재료는 베네치안 스타코라는 제품으로 모래 알갱이가 고운편이라 노이즈가 좀 덜하다. 스타코 작업을 한 후 샌딩처리 및 코팅작업으로 진행된다. 예전 벤자민 무어 제품에 비해 내구성도 좋지만 훨씬 자연스러운 느낌이 난다. 이 당시에는 집에 스타코를 사용하는 업체는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조금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복도]

거실에서 바라본 복도는 앞서말한 드레스룸의 거실화작업으로 인해 한결 넓어보이는 느낌이 있다. 필름은 표현력이 좋은 레놀릿 필름이다.




[거실&주방]

우측 간살한지도어가 안방의 출입문이다.


언뜻 보면 넓어보이는 거실공간이지만 주방공간까지 생각하면 넓지는 않은 면적이다. 아일랜드바가 드러섰을때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아일랜드의 컬러는 도장벽과 바닥톤에 맞추었다. 가구의 상판은 칸스톤 20T이다.


다운크래프트 인덕션사용을 위해 주방발코니 좌측으로 기둥을 만들어 배기전용 후렉시볼을 연장해 놓았다.


씽크볼은 세라믹씽크볼로 사용하였고, 씽크수전은 위아래로 상하이동이 가능한 제품을 선택하여 시공하였다.


연기를 아래로 빨아당겨 외부로 내보내는 다운크래프트 인덕션을 선택하여 시공하였다.


베네치안 스타코의 특성이 가장 잘 표현된 앵글이 아닌가 싶다.




[펜트리]

기존 신발장에 마련되어 있던 펜트리공간을 거실쪽으로 이동하여 냉장고를 배치시켰다.



[드레스룸]

노을이 지면 이렇게 회화그림과 같은 그림자가 생긴다.




[아이방]

커텐을 쳤을때 커텐이 외롭지 않도록 젠다이를 만들어 주었다.




[안방]

업무용 데스크겸 레놀릿필름으로 마감한 베드월이다. 공간이 넓지 않아 아쉬운감이 있지만 기본적 기능은 충실할 것으로 생각된다.


안방에서 바라본 주방의 모습.




[거실욕실]

문을 열었을때 오른편으로 습식공간인 샤워공간과 세면대가 보인다.


졸리마감부와 인코너부(구석진곳)는 모두 에폭시 메지를 시공한 모습이다. 거울은 타일 시공시 같이 반입하여 타일레벨에 맞게 매립하였다.


젠다이 상단의 월워시 간접조명이 보인다.


타일 매립형 휴지걸이.




[안방욕실]

변기 좌측 매립형 타일선반의 모습.


이곳 또한 모든 인코너와 졸리 마감부는 에폭시메지로 시공하였다.




[B&A]



[Build Process]

아이방과 드레스룸의 구획을 다시 잡기 위해 기존 벽체를 철거하고 있는 모습.


철거작업이 끝나면 골재와 목자재가 반입이 된다. 목재는 예상필요물량보다 좀 더 많이 시켰는데 결국 다 썼다.


팬트리공간의 냉장고 공간 확보를 위해 통신함을 이전설치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필름 붙이는 코너부도 알루미늄코너대를 붙인 모습. 자세히 보면 코너대의 두께 만큼 상판이 덥혀져 있다.


안방 파우더 공간의 타일세면대 베이스작업이 진행중인 모습이다. 금속재로 만들어진 골조에 마그네슘보드를 취부하였다.


목재와 금속재를 활용해 구조적으로 안정감을 주었다.


히든몰딩 주변으로는 모두 마그네슘보드가 둘러져 있다. 이유는 추후 히든몰딩쪽 도배지가 뜰 경우에 석고의 겉종이가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수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방의 책상역시 목재와 금속재를 이용해서 튼튼하게 제작되고 있는 모습이다.


마그네틱조명 둘레역시 마그네슘 보드로 취부된 모습.


트림리스 조명이 설치된 모습이다. 조명이 설치되는 부위에는 모두 마그네슘보드를 취부하여 강성을 챙겼다.


티비에도 나오신 양중사장님.(꼭 올려달라고 하셨다.ㅎㅎ)


팬트리의 무지주 선반의 모습. 알루미늄각대를 활용해 코너부의 찍힘에 대비하였다.


목공작업이 끝난 직후의 모습이다. 실제로 보면 매우 안정감이 든다. 오는 사람마다 목공디테일에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타일 작업이 시작되면 늘 이런 풍경이 연출되는데 이때부터는 마감작업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혹시라도 놓친것이 없는지 늘 재검토하곤 한다.


나는 샘플만을 보고 자재를 선택하지 않는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재를 직접 다 구매하여 현장에서 보고 결정을 한다.


바닥이 타일마감일 경우에는 타일작업이 끝나자마자 청소업체를 투입시켜 바닥면 청소를 진행한다.




[도면집]

해당현장의 도면집이다. 나는 현장별로 크로스체크용도로 도면집을 만들곤 했는데 위 현장부터는 아얘 재본을 맡겨 책으로 만들었다. 현장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페이지이상 정도 되는 것 같다. 총 두 권을 제본을 하고, 한 권은 클라이언트께 드리고, 한 권은 내가 자료용으로 보관한다. 책장에 얼마나 쌓일지는 모르겠지만(많이 쌓여라~) 폴더를 열심히 두들겨 카테고리속으로 들어가야 시각적으로만 느낄 수 있는 디지털데이터와는 다르게 지나칠때마다 바로바로 볼 수 있고, 지문을 묻혀가며 한장한장 넘겨 온 몸으로 감상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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