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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ordan6
  • 1월 13일
  • 2분 분량

단열재, 왜 XPS(아이소핑크)를 고집하는걸까.



창호 옆 툭 튀어나온 부분은 우연일까? 아님 필연적인 선택이었을까.






외기 직접부인 거실창의 우측 1200구간에 페놀폼 120T 취부후 벽을 만들고 있는 모습.






부평 건축물대수선공사현장 페놀폼 취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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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현장은 늘 비슷한 결론으로 향한다. 아이소핑크, 즉 XPS로 하면 된다는 말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단열이라는 주제에는 이미 정답이 정해져 있고, 굳이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나는 이 익숙한 선택이 지금의 기준과 환경에서도 여전히 합리적인지에 대해 늘 의문이 남는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XPS는 분명 장점이 있는 단열재다. 판재형 자재로 시공이 비교적 수월하고, 내습성이 좋아 현장에서 다루기 편하다. 오랜 시간 사용되며 쌓인 경험치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단열재의 본질적인 역할, 즉 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는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페놀폼이나 경질우레탄폼과 비교했을 때 XPS의 열전도율은 상대적으로 높고, 그만큼 동일한 단열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두꺼운 두께가 필요하다.

특히 아파트 공사를 기준으로 보면 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아파트는 단독주택처럼 대규모 단열 물량이 들어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단열재 종류에 따른 단가 차이가 전체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비용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결국 “그래도 XPS가 무난하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과연 그 무난함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중부지역 기준으로 단열 성능을 살펴보면 요구 조건은 이미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중부지역의 경우 외기에 직접 맞닿는 부위는 열관류율 0.17W/㎡·K 이하, 외기와 간접적으로 접하는 부위는 0.24W/㎡·K 이하를 만족해야 한다. 이는 단열재 하나의 성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벽체 전체 구성에서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열관류율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이 기준을 실제 단열재 두께로 환산해 보면 선택의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페놀폼은 약 120T 전후에서도 중부지역 외기직접부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반면, XPS로 동일한 성능을 확보하려면 현실적으로 약 170T 수준의 두께가 필요하다. 같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조건이 이렇게 다른데도, 현장에서는 이러한 계산과 비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실 사용승인 절차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단열재는 생각보다 엄격하게 관리되는 항목이 아니다. 현장에서는 대부분 소방 기준과 구조, 마감 상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단열은 서류상 기준만 충족하면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실제 시공 품질이나 자재 선택에 대한 깊은 검토는 뒤로 밀리기 쉽다. 하지만 단열은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입주 이후의 생활 환경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결로, 곰팡이, 냉기, 그리고 난방비 문제까지, 대부분은 단열에서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여전히 XPS만을 반복해서 선택할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익숙함일 것이다. 오랫동안 사용해 왔고, 큰 문제 없이 지나왔으며, 시공도 비교적 수월하다. 유튜브나 SNS에서 XPS 단열을 마치 자랑처럼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단열재 선택은 자랑의 대상이 아니라 판단의 결과여야 한다. 어떤 기준을 적용했고, 어떤 성능을 목표로 했으며, 그 결과 왜 이 자재가 선택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진 채 “이걸로 했다”는 말만 남는다면, 그것은 기술적인 논의라기보다는 관성에 가깝다.

이 글의 목적은 XPS를 무조건 배제하자는 데 있지 않다. 다만 중부지역이라는 비교적 엄격한 단열 기준이 적용되는 환경에서, 단열 성능이 더 높고 얇은 대안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아무런 질문 없이 XPS만을 고집하는지에 대해 묻고 싶었다. 단열은 보이지 않지만, 하루하루의 체감 온도와 생활의 질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하고, 더 많이 고민되어야 한다. 단열을 다시 질문하기 시작하는 순간, 비로소 공간은 조금 더 쾌적해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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