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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ordan6
  • 6시간 전
  • 2분 분량

나는 왜 가구를 바닥에서 띄웠을까.



나는 왜 그 무거운 인테리어 씽크 맞춤가구를 바닥에서 띄우는가.

이 질문은 디자인 취향이나 유행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가 편해서도 아니고, 로봇청소기를 위해서도 아니다. 나에게 싱크대를 바닥에서 띄운다는 선택은,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싶은지에 대한 태도에 가깝다.

나는 공간의 크기를 벽이나 천장으로 먼저 느끼지 않는다. 바닥을 본다. 바닥의 면적이 얼마나 연속적으로 살아 있는지를 기준으로 공간을 인식한다. 그래서 바닥의 면적은 곧 공간의 면적이라고 생각한다. 눈은 부피보다 면을 먼저 계산하고, 그 면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를 통해 공간의 크기와 숨통을 판단한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가구가 바닥에 붙어 있는 순간 그 아래의 바닥은 사라진다. 실제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각적으로는 더 이상 공간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가구의 높이가 낮아도 마찬가지다. 바닥에 닿아 있는 순간, 그 면적은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끊긴 면이 된다. 그 결과 공간은 물리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조금씩 줄어든다.






싱크대 역시 다르지 않다. 주방에서 가장 큰 덩어리를 차지하는 가구이기 때문에, 바닥에 붙어 있을수록 바닥 면적은 빠르게 잠긴다. 그 아래가 수납이든, 비어 있든 상관없다. 바닥에 닿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공간은 막힌 상태가 된다. 그래서 나는 싱크대를 띄웠다. 싱크대 아래로 시선이 지나가고, 그 틈으로 공기도 흐르기를 바랐다. 싱크대를 띄운다고 해서 공간이 갑자기 넓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덩어리가 드러나면서 시각적으로는 좁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바닥이 살아 있다. 가구 아래로 시선이 지나가고, 바닥은 끊기지 않은 하나의 면으로 남는다.

이때 공간은 넓어진다기보다 시원해진다. 막혀 있던 것이 풀린 상태, 숨이 통하는 상태에 가깝다. 바닥이 이어진다는 것은, 공간이 계속 말을 걸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서 멈추고, 여기서 끝난다는 신호가 줄어들수록 공간은 조용해진다. 나는 이 조용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싱크대는 기능적으로 충분히 말을 거는 가구다. 물과 불, 수납과 동선까지 많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형태에서까지 공간을 압박하지 않았으면 했다. 바닥을 비워둠으로써, 싱크대의 존재감은 줄이기보다 정리된다.

가구를 띄운다는 것은 가볍게 보이게 하려는 선택이 아니다. 공간에서 빼앗긴 바닥 면적을 다시 돌려주는 선택이다. 싱크대를 띄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간의 주도권을 가구가 아니라 바닥, 더 정확히는 사람에게 남겨두고 싶었다. 싱크대가 바닥에서 떨어진 그 몇 센티미터는, 단순한 치수의 문제가 아니다. 그 아래로 흐르는 바닥의 연속성, 시선의 통과, 그리고 숨이 트이는 감각. 나는 그 감각을 위해 싱크대를 띄웠다.




[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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