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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ordan6
  • 6시간 전
  • 3분 분량

석고보드면의 피스시공을 고집하는 이유



나는 도장으로 마감되는 면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피스시공을 한다. 이 결정을 누군가에게 설명하다 보면, 늘 같은 질문을 듣게 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타카로도 충분히 깔끔하게 나오는 현장이 많고, 실제로 속도나 비용만 놓고 보면 피스시공은 분명 불리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방식을 고집한다. 이유를 정리해보면 기술적인 판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내 성격과 성향에 더 가까운 문제다.

피스시공은 느리다. 작업 속도만 비교해도 체감 차이가 크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피스시공의 ‘느림’은 단순히 시간이 더 걸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구조재를 어떻게 배치할지,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판재의 가장자리를 어떻게 받칠지까지 계속해서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느리다. 타카시공처럼 손이 먼저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하고 확인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타카시공이 널리 쓰이는 이유는 빠르고 효율적이다. 구조체의 두께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고, 공정 관리도 수월하다. 도배 마감이 예정된 면이라면 타카핀의 미세한 돌출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표면이 그 흔적을 어느 정도 받아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카는 오랫동안 익숙하고 합리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아왔다.

문제는 도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마주했던 장면은,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도장면 위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내는 타카핀이다. 특히 겨울철처럼 건조한 시기에는 자재가 수축하고, 결로가 반복되면서 타카핀은 녹슬기 시작한다. 이 녹은 핀을 제자리에 묶어두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핀은 아주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위로 올라온다. 도장면은 이런 변화를 숨기지 않는다. 작은 돌출 하나가 빛을 받는 순간, 그동안 애써 만든 면은 단번에 깨진다. 나는 이 장면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타카시공을 유지한 채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다. 간격을 더 촘촘하게 잡아보고, 다른 종류의 타카핀을 사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도장면에서 타카는 늘 불안한 선택으로 남았다.

이 불안은 2ply 구조에서 더 분명해졌다. 1ply 구조에서는 타카를 사용해도 비교적 문제가 적은 편이다. 1ply 위에 다시 2ply 자재가 취부되기 때문에, 설령 타카핀이 일부 움직이더라도 표면으로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문제가 가려진 채 넘어가는 구조인 셈이다. 하지만 2ply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더 이상 위에서 덮어줄 자재가 없고, 그 면 자체가 최종 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목공을 끝낸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마감 작업을 하고 있는 중에 타카핀이 하나둘씩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 적이 있다. 이 현상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마치 타카핀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고, 믿을 수 없는 풍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고정력이다. 타카는 구조체와 판재를 단단히 묶어두는 데 한계가 있다. 결로로 인해 녹이 생기면, 타카핀은 구조체에서도 석고에서도 점점 자유로워진다. 특히 밀도가 낮은 석고면에서는 그 현상이 더 빠르게 나타난다. 구조체와 합판이 만나는 경우에는 겉으로 보기엔 단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판재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상태가 만들어진다. 손으로 만지면 느껴질 정도의 작은 흔들림이다. 이런 움직임은 도장면 균열로 이어진다.

피스시공은 이런 불안을 줄여준다. 피스는 구조체를 확실하게 관통하고, 시간이 지나도 고정력이 쉽게 약해지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 준비가 필요하다. 석고 가장자리에는 바로 피스를 박을 수 없기 때문에 구조재의 면적을 넑게 계획해야 한다. 나는 1ply 구조에서는 타카시공을 사용하고, 2ply 구조에서는 피스시공을 적용하는데 1ply 석고의 가장자리는 얇은 다루끼로 받치고, 2ply 석고 두 장이 만나는 중심부에는 투바이를 배치한다. 이렇게 해야 피스를 석고 가장자리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시공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분명 번거롭고 느리다. 철물 비용도 더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방식을 계속 선택하는 이유는 하자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서다. 나는 고장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물건을 하나 사면, 그 물건의 성향을 알고 싶어서 일부러 혹독하게 사용해보는 편이다. 정말 마음에 드는 물건이라면 단점을 이해한 뒤로 조심해서 사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숟가락은 세월이 지나도 고유의 형태와 색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만드는 공간과 구조도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하자가 생기면 사용자도 힘들지만, 사실 가장 힘든 사람은 나 자신다. 내가 만든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느리고 까다로운 방식을 선택한다. 도장면에서의 피스시공은, 내 기준으로는 그런 선택 중 하나다.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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