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yordan6
- 7시간 전
- 3분 분량
재료의 성질: 내수성 그리고 마그네슘보드
내수성이란 무엇일까?
글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물에 견디는 성질을 가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 용어는 종종 방수나 발수와 혼동되곤 한다. 방수는 물을 아예 차단하는 것이고, 발수는 물을 튕겨내는 성질을 말한다. 하지만 내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내수성은 그들과는 결이 다르다. 물을 받아들이고 머금더라도 그 안에서 썩거나 부서지지 않고 제 성질을 유지하며 버텨내는 힘, 그것이 바로 내수성의 본질이다.

우리 주변 건물을 보면 화강석 판석이 외벽에 붙어 있는 모습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이 돌들이 방수가 잘 되기 때문에 외벽에 붙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화강석은 물을 굉장히 잘 먹고, 또 곧 잘 내뿜기도 한다. 화강석을 포함한 석재류 대부분은 방수성보다는 내수성을 가지고 있다. 방수 재료도 아닌 돌을 왜 건물에 붙이느냐고 묻는다면, 보통의 벽은 물을 아예 막는 방수재보다는 물을 튕겨내는 발수재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라 답하고 싶다. 실제로 화강석 안쪽에는 이미 발수 작업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화강석은 그저 물과 햇빛에 압도적으로 강한 마감재일 뿐이다. 강력한 내수성을 가졌기에 비를 아무리 맞아도 썩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석재는 대개 물과 공존하며 견디는 내수성 재료지만, 지하 깊은 곳 고온에서 만들어지는 흑요석 같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방수성과 내열성을 동시에 지니기도 한다.

이 내수성이라는 개념이 건물 내부로 들어오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특히 우리 삶에서 물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욕실'이라는 공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이 욕실 공사를 할 때 겉으로 드러나는 타일이나 눈에 보이는 방수 처리에만 집중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이면에 숨겨진 '자재의 내수성'이다. 욕실은 365일 습기가 머물고, 미세한 틈으로 물이 스며들 가능성이 늘 존재하는 곳이다. 아무리 겉을 잘 막아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침투한 습기는 결국 자재의 본질을 시험하게 된다. 이때 내수성이 없는 자재를 사용한다면 습기를 머금는 순간 내부에서부터 변형이 일어나고 썩기 시작한다. 결국 욕실에서 내수성 자재를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물을 막는 단계를 넘어 공간의 뼈대가 물과 마주했을 때 끝까지 그 성질을 잃지 않도록 보장하는 일이다.
우리는 욕실에 파티션을 세우거나 어떤 구조물을 만들 때 우리는 시멘트 벽돌을 많이 쓴다. 시멘트 벽돌은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블록인데, 시멘트는 어떤 완성된 단일 물질이라기보다 첨가제로 보는게 정확하다. 이 시멘트벽돌은 모래와 시멘트를 혼합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내수성을 확보하게 된다. 덕분에 욕실 어딘가에서 누수가 생기거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벽돌 자체의 성질은 쉽게 변하지 않고 구조를 유지해 준다.
하지만 욕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구조를 만들다 보면 벽돌만으로는 분명한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들이 있다. 디자인적인 정교함이 필요하거나, 시공 효율상 건식으로 벽체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반드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럴 때 마그네슘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여기서 보통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방수석고보드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명확해진다. 방수석고보드는 석고 본연의 성질에 밀도를 높이고, 실리콘 처리를 하여 습기에 견디게 만든 자재다. 이름은 '방수'지만 실상은 습기에 강한 '방습'에 가깝다. 겉면의 종이가 습기를 차단해주는 동안은 버티지만, 만약 내부로 물이 침투하기 시작하면 석고라는 소재의 한계상 결국 눅눅해지고 배을 뱉어내며 본래의 강도를 잃게 된다. 물과 싸우다가 결국 무너지는 쪽인 셈이다.



반면 마그네슘보드는 그 근본부터가 무기질 재료다. 앞서 말한 석재들처럼 충분한 내수성을 태생적으로 가진 재료다. 물에 노출된다고 해서 쉽게 붓거나 뒤틀리는 등 성질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석고보드가 종이와 석고라는 유기적인 결합으로 물과 싸운다면, 마그네슘보드는 물이 닿아도 그저 돌처럼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다. 썩지 않고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욕실 이면의 환경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그래서 나는 욕실에서 배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튀어나와야 하는 벽체나 공간을 나누는 칸막이, 그리고 습기가 항상 머무는 천장 작업에 마그네슘보드를 즐겨 쓴다.

물을 아예 막아버리는 차가운 완벽함도 좋지만, 때로는 물을 머금고 내뱉으면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내수성 재료들이 공간에 더 깊은 신뢰를 주기도 한다. 벽돌이 가진 묵직한 내수성의 가치를 건식 공법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마그네슘보드를 세우는 일, 그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견고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나만의 고집이자 방식이다.
[2601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