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yordan6
- 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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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인테리어 '중문' - 필요유무와 유리의 비율에 관한 고찰

우리는 어떠한 목적을 위해 사람이 들어가 거주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만든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작업장이든 이들의 공통점은 외부와 차단된 '독립된 공간'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옛날에는 무서운 동물들과 비바람, 추위나 더위 같은 자연현상으로부터 인간의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해 그 공간을 만들었다.
이것은 물리적 현상이지만 동시에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외부와 차단되면 일단 불안하지 않다. 복잡하고 위험하고 불편한 외부와의 차단으로 인해 인간은 자연스럽게 편안함과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외부와 격리된 공간의 근본적인 목적이자 현상이다.
그렇게 안락한 건물 안으로 들어왔지만, 만약 밖이 전혀 보이지 않고 어두컴컴한 공간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안락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구멍을 뚫었다. 그것은 윈도우, 즉 창이다. 우리 몸이 실제로 나갈 수는 없지만 눈을 통해 건물의 밖 상황을 알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시각의 확장이다. 물리적으로는 차단되어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확장이 이루어지기에 우리는 덜 답답하다고 느낀다. 창은 외부와의 소통을 의미한다. 창이 작으면 소통보다 나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이 되고, 창이 크면 소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나는 창을 '책'이라 정의한다. 몸은 여기 있지만 상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간접 체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Door)은 무엇일까. 문은 일단 '물리적 교류'다. 실제로 몸이 드나들 수 있는 장치다. 창이 시각적 교류라면 문은 물리적 교류인 셈이다. 그래서 창이 책이라면 문은 '여행'이다. 책은 몸이 여기 머무는 간접 체험이지만, 문은 몸이 정말 밖으로 나가서 하는 직접적인 체험이다. 이 문 역시 불투명한 소재로 만들 수도 있고 투명한 소재로 만들 수도 있다. 불투명하다면 그건 물리적 차단의 성격만 들어 있는 것이고, 투명한 문이라면 물리적으로는 차단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확장된 것이다.
유리라는 소재는 이 지점에서 묘한 모순을 갖는다. 투명한 유리로 벽이나 천장을 덮었다고 생각해보자. 물리적으로는 분명 차단되어 있지만 시각적 확장이 밖과 다름없이 나타난다. 이럴 때 우리는 아늑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리적으로 차단한다고 해서 시각적 차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외부의 정보들이 계속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는 외부로부터 차단되어 있다고 느끼지 못하고 불안함을 느낀다. 즉, 물리적 차단과 동시에 시각적 차단이 이루어져야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시각적 차단이 100%라면 고립되어 무섭다고 느끼게 된다. 우리의 눈과 머리는 외부와 차단되어 쉬고 싶어 하는 마음과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기에, 공간의 성격에 따라 창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사유의 연장선에 '중문'이 있다. 우리는 왜 중문을 설치할까. 외부에서 들어오는데 문이 두 개라는 사실은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이득을 준다. 문이 두 개이니 좀 더 아늑하고, 외부와의 소음도 좀 더 차단된다. 물론 나는 중문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건 공간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달라야 한다. 하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문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은 그 물리적 연결 장치가 두 개라는 현상만으로도 우리에게 좀 더 아늑함과 고요함, 그리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면 중문에 왜 유리를 넣는 것일까. 공간적으로 봤을 때 현관이라는 부분을 떼어내어 전체 공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에 불투명한 중문을 달면 공간이 줄어든 만큼 답답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리를 넣는 것이다. 중문에 유리를 넣는 이유는 이것 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유리의 비율을 고민해야 한다. 전체 유리로 된 문은 가림 없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시각이 연결되어 확장성은 좋지만, 반대로 불안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외부의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전체 유리는 중문이 있지만 중문이 없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반대로 전체 솔리드(불투명) 문은 정말 보호받고 싶고 불안한 감정이 심할 때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다. 그 중간인 적절한 프레임과 같은 가림 장치를 만들었다면, 외부와 어느 정도 차단된 느낌을 받으면서 확장적인 느낌도 같이 존재하게 된다. 결국 중문을 계획할 때는 중문의 유무를 포함해서 그 공간에 살 사람의 성향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의 눈은 알게 모르게 감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은 화려한 기교가 아니라, 인간이 외부와 어떤 물리적·시각적 교류를 하며 살고 싶은지 그 마음의 지도를 그려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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