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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ordan6
  • 7시간 전
  • 2분 분량

주방가구, 맞춤제작가구수납은 올바른 정리일까



많은 물건이 보이지 않게 패트제작가구 속 수납되어 있으면, 우리는 흔히 그 공간이 정리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맞춤제작가구는 언제나 정리의 상징처럼 등장한다. 문을 닫는 순간 물건은 사라지고, 표면에는 반듯한 면만 남는다. 하지만 나는 종종 그 장면 앞에서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이 공간은 정말 정돈된 상태일까, 아니면 단지 시야에서 물건을 치워둔 것일까. 왜 난 아직도 어지러운가. 이런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나의 머리속은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자주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제작가구가 적지 않은 양으로 놓여 있을 때, 나는 오히려 그 공간이 정리되어 보이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 감정은 거실에서 주방이 훤히 드러나는 구조일수록 더 분명해진다. 물건은 보이지 않는데, 시선은 쉬지 못한다. 그 이유를 따라가 보면,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에 닿게 된다.

제작가구는 구조적으로 세로선이 많은 요소다. 문이 반복되고, 400에서 500 정도의 간격으로 규칙적인 분절이 생긴다. 그 선들은 대체로 진하고 또렷하다. 틈이 생기고, 음영이 생기며, 손잡이와 경첩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 반복되는 세로선은 리듬이라기보다 기능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열고 닫는 행위, 분류와 구획, 관리해야 할 대상들. 선이 많아질수록 공간은 차분해지기보다 오히려 분주해진다.

주방은 본래 기능이 가장 밀집된 공간이다. 여기에 제작가구 특유의 선과 분절이 더해지고, 그 모습이 거실에서 그대로 보인다면 시각적인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거실은 머무는 공간인데, 시선은 계속해서 주방의 기능을 읽어낸다. 요리를 하지 않아도, 정리를 하지 않아도, 눈은 이미 무언가를 하고 있는 상태가 된다. 면의 성격도 이 감정을 강화한다. 한솔패트제작가구의 표면은 대부분 매끈하고 단단하며, 빛을 흡수하기보다는 튕겨낸다. 그래서 가구의 면이 많아질수록 공간은 점점 단단해지고, 시선은 머물지 못한 채 되돌아온다.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은 면임에도 불구하고, 그 면은 여백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눈이 쉬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그래서 붙박이장 내부를 아무리 깔끔하게 수납해 두었다고 해도, 그 가구가 자주 보이는 위치에 있고, 특히 거실의 시야 안에 깊이 들어와 있다면 나는 그것을 정리된 공간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물건은 사라졌지만, 시각적인 정보는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리는 수납의 완성도보다, 시선이 얼마나 조용해질 수 있는가에 더 가깝다. 어떤 공간은 기능을 덜 드러낼수록 성격이 또렷해진다. 거실처럼 머무는 시간이 길고, 특별한 목적 없이도 존재할 수 있어야 하는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공간에서 훤히 보이는 주방의 제작가구가 반복적인 세로선과 반들거리는 면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공간의 성격은 쉽게 흐려진다.






수납은 단순히 많이 담는 기술이라기보다, 무엇을 시야에서 비켜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에 가깝다. 제작가구는 분명 유용한 도구지만, 그것이 어디에 놓이고 얼마나 드러나는지에 따라 공간이 전달하는 감정은 크게 달라진다. 정리되어 보이는 공간과, 편안하게 느껴지는 공간은 항상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는다. 특히 거실에서 주방이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라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해진다. 나는 그 차이를 물건의 양이 아니라, 눈이 받아들이는 밀도로 판단하게 된다.




[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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