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yordan6
-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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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11월 13일
재료를 다루는 법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디자인할 때, 종종 기존의 익숙한 방식을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관습과 익숙함 때문이며, 그것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성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 바로 재료와 기능에 대한 통찰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공간 디자인에서 '재료'와 '기능'은 가장 근본적인 요소이자 중요한 출발점이다. 우리는 보통 재료를 선택할 때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이나 유행만을 쫓기 쉽다. 하지만 진정한 디자인의 시작은 재료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재료의 특성, 내구성, 촉감, 시간에 따른 변화까지 고려하여 선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공간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재료는 그 자체로 공간에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나무는 따뜻하고 친숙한 느낌을 주며, 돌은 견고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재료가 가진 본연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이전에 사용해 보지 않은 방법으로 재료를 조합하면 예상치 못한 신선함을 공간에 부여할 수 있다. 이렇게 접근할 때 공간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곳이 아니라, 고유한 성격과 깊이를 지닌 장소로 탈바꿈한다.
기능에 대한 통찰 또한 중요하다. 기능은 공간의 목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사람들의 일상적인 행동과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는 종종 특정 공간이 특정한 용도로만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주방은 요리를 위한 공간, 거실은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는 틀 안에서 사고를 제한한다. 하지만 이 기능적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과정이다.기능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 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쉬고 잠자는 공간을 넘어 일하고, 운동하며, 취미 생활까지 이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고정된 공간 구성을 뛰어넘어 더욱 유연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 설계가 필요해졌다.
나는 디자인 작업을 진행할 때, 의도적으로 관습과 익숙한 방식을 뒤집어보는 시도를 자주 한다. 예를 들어 주방의 식탁을 요리 공간의 연장선으로만 보지 않고,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취미를 즐기거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해 본다. 욕실 또한 단순히 몸을 씻는 공간이 아니라, 편안하게 명상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힐링 공간으로 구성해 볼 수 있다.이러한 접근은 단지 기능적인 변화에만 그치지 않고, 생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욱 창의적인 생각과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다. 디자인이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영감을 주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재료와 기능에 대한 통찰력으로 관습이나 익숙해진 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낯선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주는 신선함과 설렘이야말로 진정한 창조의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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