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에어컨과의 동거 - 내림천장&노출천장

착공전 천장높이는 2250, 슬라브높이는 2350. 30년된 구축에서는 흔한 높이이다. 그러니 천장높이가 평균높이인 2300이 된것은 그리 오래 된것은 아니다. 인천 연수구 풍림2차아파트 현장에서 내가 노출천장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공간활용성을 위한 시스템에어컨도입과 오래된 년식에 의한 발코니의 누수이슈가 그 이유였다. 사실 클라이언트께서는 가능하면 시스템에어컨을 원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난 여기서 알수 없는 도전정신이 생겨났다. 그리고, 작은공간이었기 때문에 확장이 불가피한 여건이었지만 누수이슈로 인해 확장시 작업하게 되는 발코니의 천장을 덮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확장아닌 확장한 느낌이 절실했다. 시스템에어컨이 설치되려면 천장 속 깊이는 최소 170, 안정권은 180미리이다. 그리고, 배관이 지나가려면 120미리의 여유를 전체적으로 줘야한다.

그래서 슬라브에서 최소 천장마감기준 170미리를 내리면, 2350-170=2180, 여기에 장판이라면 모를까 타일마감이라 또 최소 12미리+@를 더해주면 2160미리 전후가 된다. 물론 타일마감은 내가 제안했다. 좁은 공간내 목재(마루)는 흡수되는 느낌이 들어 더 답답해 보이기도 하고, 현관 및 발코니의 연계를 위해 세라믹타일이 적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 높이는 2160미리. 물론 여기서 에어컨설치시 슬림매트키트와, 에어컨주변만 내리는 옵션이 있긴 했다. 슬림매트키트는 결코 슬림해보이지도 않았고, 기존 커버에 비해 유난히 컸다. 그리고, 에어컨자리만 뿅내려오는 형상도 도저히 봐줄 자신이 없었다. 나는 이 문제로 인해 공사전에도 공사중에도 심지어 목공작업하는 와중에도 끝없이 고민하며 천장만을 바라보며 꽈배기처럼 꼬부라져 쳐다보고만 있었다. 누군가를 사서 시키는 일은 결과에 상관없이 결정과 판단이 빨라야 일이 차질없게 진행되는데, 나는 이런 상황을 매우 싫어하는 종이긴하다. 어째뜬 나는 최적의 판단과 지시를 위해 잠을 설쳐가며 생각하고 또 생각해 결론에 도달하여 클라이언트께 나의 의견을 전달하였다.

클라이언트께서는 나의 의견에 대해 다행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셔서 내가 생각한 것에대해 시각화 작업을 해드렸다. 내가 기획한 천장의 형태는 에어컨을 슬라브에 매달아야하니 어쩔수 없이 내려왔구나가 아니라 꽤 괜찮게 구성된 형태위 은근슬쩍 무임승차한 컨셉이었다. 현관은 온종일 압박감과 긴장감에 시달린 고생한 당신을 큰 품으로 안아주는 느낌을 위해 천장을 극단적으로 높였고, 거실은 발코니와의 연계성도 있긴했지만 편안한 휴식과 명상을 위해 천장을 높여 노출전장으로 기획하였다. 물론 노출된 천장레벨은 자연스럽게 발코니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방도 마찬가지형태였지만 약간은 아늑함을 주기위해 슬라브에 바딱붙여 석고를 취부하였다.

[Before]

공사전 공간의 모습이다. 넓은 면적은 아니었지만 낮은 천장으로 인해 좀 더 좁아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시공]

이번현장은 공정마다 동선이 나오지 않아 모두들 너무 많은 고생을 하셨다. 목공도 고생많았지만 도장팀 또한 참 고생이 많으셨다. 천장의 도장재료는 일반 페인트가 아닌 스타코로 미장하여 마감하였다. 그리고, 공간이 작아보이지 않게 천장의 모든 인코너는 히든몰딩 처리하여 모서리 그림자를 주었다. (히든몰딩의 장점 중 하나는 모서리에 그림자(어둠)를 주어 사각형이 좀더 사각형처럼 보이게 하여 공간이 좀 더 확장되 보이는 효과가 있다. 즉 무몰딩이라 하여 몰딩을 삭제하면 공간이 넓어보인다는 생각은 피상적인 시각적 만족의 오류이다.)

[완성]

준공편이 아닌 글에서는 수직수평보)정을 별도로 하지 않아 보는데 약간 불편함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부탁드린다.(생각위주의 글) 공간적 상황이 좋은편은 아니었지만 클라이언트의 적극적인 지원이 힘입어 다행히 기존과는 다른 결과물이 나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필름이나 벽지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튼튼한 내구성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거실벽 베네치안 스타코 텍스처 사진은 덤이다.^^

[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