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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ordan6
  • 1월 13일
  • 2분 분량

발코니의 탄성코트는 필수인가, 그리고 나는 왜 다른 선택을 하는가


탄성코트는 '탄성을 지닌 덥는 옷' 을 의미하는데, 콘크리트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위해 만들어진 재료다. 콘크리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한 크랙이 생기는데, 탄성코트는 고무 성분을 포함한 도막으로 그 균열을 덮어주며 표면의 연속성을 유지한다. 이 틈새를 통해 수분이 바로 침투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이 이론 자체는 틀리지 않고, 분명 특정 상황에서는 의미 있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런 설명이 자리 잡게 된 데에는 발코니라는 공간이 가진 특유의 성격도 한몫하고 있다.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에 놓인 공간으로, 완전히 실내라고 보기도, 그렇다고 외부에 가깝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위치에 있다. 사방이 막힌 욕실이나 지하 공간과는 달리, 대부분 앞뒤로 창이 나 있어 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실내 환경의 일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중간적인 성격 때문에, 발코니는 구조체의 미세한 변화나 환경 변화가 비교적 쉽게 드러나는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고, 그에 따라 균열에 대응할 수 있는 탄성 있는 마감이 하나의 해법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또한 예전의 발코니는 세탁이나 청소 등으로 물 사용이 잦은 공간이었기 때문에, 표면을 한 번 더 보호해주고자 하는 의도가 자연스럽게 더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요즘의 발코니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놓이고, 가끔 가볍게 관리하는 정도로 사용 방식이 달라진 만큼, 그 선택의 이유 역시 한 번쯤은 현재의 생활 방식에 맞춰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따라온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 탄성코트는 대체적으로 수분을 흡수하기보다는 표면에서 막아내는 쪽에 가깝다. 이 특성은 외부 빗물이 직접적으로 유입되는 환경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발코니처럼 내부와 맞닿아 있고 결로 가능성이 존재하는 공간에서는 다른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벽체 내부에 이미 수분이 존재하거나, 계절 변화로 인해 내부에서 결로가 발생할 경우, 탄성코트는 그 수분이 빠져나갈 통로를 오히려 제한하게 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표면의 부풀음이나 들뜸이다. 미세한 크랙을 덮기 위해 선택한 마감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눈에 띄는 하자를 만들어내는 상황을 현장에서는 종종 마주하게 된다. 기능적으로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미관이라는 측면에서는 기대와 다른 결과가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성코트가 계속 선택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 배경에는 소비자의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은 탄성코트가 발코니 내부의 곰팡이나 습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마치 보이지 않는 원인까지 함께 해결해주는 만능 재료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곰팡이의 원인은 대부분 구조적인 결로나 환기 부족, 혹은 내부 수분 관리의 문제이지, 단순히 표면 마감재 하나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물론 탄성코트의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성에 가까운 재질 특성상 오염이 묻었을 때 닦아내기 쉽고, 관리 측면에서는 분명 편리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재료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발코니라는 공간의 조건과 사용 방식까지 함께 고려했을 때, 항상 최선의 선택인가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 발코니에 스타코재료인 그레뉼 계열의 도장을 선택하여 시공하고 있다. 이 마감은 콘크리트의 거친 표면과 잘 어울리고, 질감 자체가 공간에 과도한 인공성을 더하지 않는다. 표면이 약간 거칠기 때문에 오염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지만, 대신 수분을 일정 부분 받아들이고 다시 내보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벽체가 숨 쉴 여지를 남겨준다. 발코니처럼 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는 이 ‘여지’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미관적인 측면에서도 나는 이 선택이 발코니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지나치게 반짝이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질감이 크게 변하지 않으며, 공간 전체를 차분하게 받아준다. 어쩌면 발코니라는 공간의 성격에는 기능적, 미관적으로 적절한 마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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